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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교수 사태에 즈음한 사회학과 교수 성명서

2018년 05월 24일 04시 56분


H 교수 사태에 즈음한 사회학과 교수 성명서

 

 

  

 

 

우리 사회학과 교수진은 H 교수 사태에 직면하여 한없이 부끄럽고 또한 슬프다. 우리의 부끄러움은 무엇보다 학생들에 대한 일련의 폭력적이고 비인권적인 행위가 학과의 동료 교수에 의해 버젓이 자행되었음에도 이를 미연에 감독하거나 방지하지 못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온다. 학문적 비판정신과 시대를 선도하는 윤리적 진정성이라는 사회학과의 정체성을 지켜내지 못하여 참담한 심정이다. 우리의 슬픔은, 대학이 고등 교육의 도량으로서, 여타 사회조직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윤리적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감이 관철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그 평범한 상식조차 지켜지지 못한 현실 앞에서의 자괴감이다.

 

 

 

우리 사회학과 교수진은 2017년 3월에 대책위원회 대학원생으로부터 「고발의견서」를 접수하면서 처음으로 상기의 사태를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3월 13일에 긴급 소집된 교수회의에서 우리는 피해 학생의 고통을 청취하고 이에 대한 전폭적 공감을 표명하는 한편, 피해 학생의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일련의 긴급조치를 즉각 강구하여 시행했다. 3월 22일에는 인권센터에 정확한 사실조사와 엄정한 조치를 요청하는 「교수의견서」를 제출하였고, 6월 15일 인권센터로부터 해당 교수에 대한 ‘3개월 정직’을 권고하는 조사결과를 전달받았다. 우리는 숙의를 거듭한 결과, 7월 29일에 대학본부가 처벌규정에 기계적으로 얽매이지 말고 본질적 관점에서 사회학과의 학생과 동문 및 시민사회가 서울대학교에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척도에 의거하여 징계절차를 밟아줄 것을 요구하는 「교수성명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2018년에 접어들어서도 대학본부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지연되고 연이어 학과 및 학내의 상황이 악화되는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뒤늦게 5월 1일에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의 ‘3개월 정직’이란 결정과 이에 대한 총장님의 재심의 요청이란 결과를 접하게 되었다. 급기야 5월 21일에는 교수 일동을 대표하여 학과장이 징계위원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하여 이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으로서 지혜로운 판단과 엄한 결정을 요청하는 진술을 개진한 바 있다.

 

 

 

 

 

우리 사회학과 교수진은 서울대학교 징계위원회가 최종적으로 도출한 정직 3개월 처분 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우리는 그 결정과 그에 기초한 해당 교수의 학과로의 복귀를 수용할 수 없다. 이미 서울대 총장은 상기 결정이 한국 사회의 인권 감수성에 비추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 놓았고, 다수 학생들 역시 서울대가 향유하는 지위에 부합하는 도덕성을 스스로 회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H 교수의 행위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이 진로를 바꾸거나 학과 공동체를 이탈했고, 징계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절망한 일군의 대학원생들은 학과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문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도덕적 신뢰가 이 사태의 발생과 처리과정에서 붕괴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학생들의 상처에 귀 기울이고, 동문학자들과 시민사회의 질타어린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교육자적 중심을 유지하며 절차적 합리성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현 단계에서 우리가 어디에 발을 디디고, 어떤 관점으로 이 문제를 직시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다음처럼 개진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우리 사회학과 교수진은 이번 징계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그간 학생과 동문 및 시민사회가 서울대학교에 요구해 온 척도와 가치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를 지지한다.

 

 

둘째, 우리 사회학과 교수 일동은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과오를 다시 한 번 통렬히 반성한다. 우리는 H 교수의 행위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학생들, 직원들, 그들의 가족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한다. 우리는 차후에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셋째, 우리 사회학과 교수 일동은 이 사태에 대한 사회학과의 학생과 동문 및 시민사회의 질책을 겸허하고도 가감 없이 수용하여 차후 사회학과의 학문공동체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재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엄숙히 결의하고 약속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학과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건설적 비판을 거두지 말 것을 간곡하고도 정중한 마음으로 감히 부탁하고자 한다.

 

 

 

 

2018년 5월 24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진 일동